어제 엔비디아 CEO인 젠센 황(Jen-Hsun Huang)과 한국 블로거들이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젠센 황 CEO는 16년 전, 30살의 나이로 투자를 받아 엔비디아 설립해 엔지니어로서 그래픽 칩셋을 개발해왔고, 5천600명이 근무하는 기업으로 성장시킨 주역입니다. 수많은 경쟁자가 있어도 전문화되고 특화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면서 그래픽 칩셋을 만든다고 했을 때나 칩셋 개발 실패로 기업 존폐의 위기가 닥쳤을 때에도 이를 빨리 잊고 엔비디아를 그래픽 칩셋 부문의 절대적 강자로 이끌었습니다. 그는 최근 엔비디아가 GPU 전문 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진 것과 아울러 GPU를 기반으로 한 프로세서 시장에 발을 들여놓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실행 중입니다.
엔비디아가 이번 컴퓨텍스에서 PC는 물론 서버와 모바일 분야까지 다양한 그래픽 플랫폼과 비전을 제시했습니다만, 그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가장 큰 고민이 바로 인텔입니다. 인텔은 엔비디아의 그래픽 칩셋이 들어가야 할 PC나 노트북의 CPU를 공급하는 동반자지만, 특정 부문에서 경쟁해야 할 대상이기도 합니다. 그런 인텔이 최근 엔비디아에 여러 소송을 걸었습니다. 인텔은 엔비디아를 통합 메모리 컨트롤러(IMC) 내장 칩셋 개발의 특허권 침해로, 엔비디아는 법적인 침해는 없으며 이를 위반한 것은 인텔이라며 맞고소를 한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젠센 황 CEO는 강한 어조로 인텔에 대한 불만을 털어 놨습니다. 그는 "(소송 당시) 엔비디아가 설계하지도, 팔지도 않았던 제품에 대해 인텔이 소송을 건 것"이라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고소를 했으니 미친 것이다"는 말을 시작했습니다. 이어 "인텔이 아이온-엔비디아가 만든 넷북용 그래픽 통합 칩셋-의 성공을 예상했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IMC를 내세우면서 아이온을 타겟으로 삼은 것"이라며 인텔이 소송을 건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아이온이 성공할수록 시장을 잃을 것을 두려워 했기 때문에, 이를 보호하기 위해 "정말 끔찍한 전략과 지저분한 기술을 동원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또한 인텔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저지른 불법적인 일들을 보면서 "절망적인 회사(desperate company)"라고 비꼬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예상보다 강한 어조로 인텔을 비난한 것에 대해 참석자들이 깜짝 놀랐습니다. 아무리 인텔에 맺힌 한이 많다고는 해도 여전히 파트너일 수밖에 없는 인텔을 두고 이처럼 센 발언이 나올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으니까요. 특히 소송 건에 대한 필자의 질문 이전까지 꽤 개인적이면서 누군가의 삶에 도움(?)되는 따뜻한 질문과 답변이 오간터라 더 그랬는지도 모릅니다. Q&A를 시작할 때만 해도 젠센 황 CEO는 "엔비디아는 GPU 회사로서 GPU의 성능 향상을 위해 투자하고 있으며, CPU와 GPU는 아주 다를 뿐만 아니라 우리는 GPU 분야에서 최고, 인텔과 AMD는 훌륭한 CPU 회사"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위와 비교하면 다분히 원론적인 답변입니다만, "엔비디아가 CPU를 만들 필요가 없다"고 분명히 선을 긋고 "인텔에 의존하는 부분과 함께 인텔의 아톰과 아이온이 결합하는 것이 최적"이라는 말로 양사의 협력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소송에 관한 그의 초강력 발언이 어떤 후폭풍을 가져올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