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쭉해도 스타일리시한 HP 미니 1000

한 달 전쯤 발표한 HP 미니 1000은 스타일리시한, 날렵한 골격을 가진 넷북(미니 노트북)입니다. 다른 넷북에 비교하면 좀더 품격을 갖추고 있는 미니 노트북인 게지요. 허나 첫 인상이 좋아 호감을 갖는 것만으로 끝낼 수는 없습니다. 시간을 두고 그 능력도 검증해봐야 하니까요. 때문에 지난 한 주 한국HP로부터 미니 1000을 대여받아 함께 일주일을 지내봤습니다. 결론은 숨길 수 없는 흠을 가진 예쁜 애인이라고 해두고 싶네요. ^^
스타일
전체적으로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줍니다. 넷북 평균가보다 비싼 만큼의 가치를 주느냐고 한다면, 겉모양에서는 준다고 할 것입니다. 평평하고 얇은 틀에 돋보이는 상판의 회오리 문양 덕분에 싸구려 노트북의 티가 안납니다. 덮개를 열면 안쪽 인피티니 LCD로 테두리의 마감이 잘 되어 있고요. 얼굴이 반사되어 보인다는 단점이 있지만, 볼썽사나운 테두리가 아닌 것에 대한 만족도가 더 높았습니다.
무게, 휴대성
테스트했던 미니 1000은 하드디스크 버전입니다. 무게는 1.13kg. 보통 1.3kg 안팎의 10인치 대 제품들에 비하면 좀더 가볍지요. 1kg이 넘어가니 한 손으로 약간 무거움을 느끼는 수준입니다. 크기 역시 다른 10인치대 넷북보다 약간 작아 어깨에 걸리는 가방에 쏙 들어가고, 얇은 두께도 이 작은 가방의 공간을 좀더 넉넉하게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되더군요.
키보드
HP 넷북, 아니 HP 미니 노트북의 가장 큰 장점은 작지만 여유가 넘치는 넓은 키보드지요. 미니 1000 역시 아주 넉넉한 키보드 만큼은 넉넉합니다. 키 간격은 좁지만, 손가락이 닿는 자판의 면적이 넓은 데다 손 받침 부분이 넓어진 덕분에 자판을 두드릴 때 편함은 그대로네요. 터치 패드 부분이 오목하게 들어갔고 좌우 버튼을 터치 패드보다는 높게 배치시켜 터치패드와 버튼을 분간하지 못했던 미니 2133의 문제를 해결했고요. 하지만 방향키는 여전히 작네요.
배터리
배터니는 평판형으로 만들어 노트북 밑면 한 복판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배터리 용량은 26Wh. 화면 밝기를 중간에 둔 채로 영화를 2시간 5분 정도 재생하더군요.
소음
미니 2133에 비해서 소음은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적지는 않습니다. 독서실에서 동영상 강의를 시청하려는 이들은 좀더 꼼꼼히 따지는 게 좋을 듯. 단순히 동영상을 볼 때만 소음이 나는 게 아니라 바탕 화면만 띄워 놓은 상태에서 다른 작업을 안해도 팬 소음은 좀 거슬리네요.
발열
키보드 위나 손받침 부분에 열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 쾌적합니다. 키보드 위쪽은 거의 32~34도 정도. 다만 부품이 있는 손받침의 바닥 면은 40도가 넘더군요. 바닥에 내려두고 쓸 때는 그 열이 지장을 주진 않았습니다.
화면
화면의 색을 좀 또렷하게 보인다고 할까, 그보다는 더 진하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리겠군요. 밝기도 전반적으로 고릅니다. 다만 아래쪽에서 위로 올려다볼 때 색반전이 심하니, 상판을 뒤로 기울인 채로 눈높이에서 화면을 좌우로 돌려보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그럴 일은 물론 없겠지만. ^^
아, 상판이 뒤로 덜 기운다는 지적에는 저도 공감이 갑니다. 기울기가 너무 제한되다 보니 허벅지 위에 올려놓고 내려다 볼 때는 화면을 정면에서 바라보기가 어렵더군요.
소리
LCD 바로 아래에 스피커가 있는데, 스피커를 손받침 아래쪽에 둔 다른 넷북보다는 화면과 소리가 함께 들리는 점이 좋더군요. 음량은 아주 풍부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넷북치고는 모자란다, 부족하다는 표현을 쓰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단자와 기타
미니 1000는 작은 체형에 맞게 단자 숫자를 줄이고 작게 만든 것이 인상적이긴 합니다. USB 단자가 2개 뿐이라지만, 미니 DV 단자나 마이크/오디오 입출력 단자를 통합한 것이나 전용 모바일 드라이브 슬롯을 넣었으니까요. 다만 모바일 드라이브가 얼마나 쓸모가 있는지 의문이 드는군요. USB 메모리 이상의 성능과 기능을 가지고 있을지 알 수가 없고 실제로 많이 쓸 것 같지도 않고요.
HP 미니 1000을 다루고 보니 큰 흠으로 지적할 만한 게 소음 정도일 것이고, 나머지는 그래도 새발의 피와 같은 문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배터리 시간은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이지만 용량대비로 보면 무척 양호한 편입니다. 무엇보다 다른 넷북에 비해 그 대가를 좀더 많이 치러야 하는 문제가 있기는 해도 스타일과 휴대성에서 앞선다는 것이 미니 1000의 장점일 듯 싶네요. 점수를 주자면 88점. NC10보다 1점 더 얹었습니다. 가격을 대입하지 않고 매긴 점수라는 점, 감안하시길. ^^;
덧붙임 #
아톰 N270에 인텔 내장 칩셋을 쓴 제품의 성능은 고만고만한 까닭에 따로 벤치마크 성능 평가는 하지 않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