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도 대세가 있다?
흔치는 않지만 PC나 노트북도 유행을 탑니다. 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업체의 마케팅에 영향을 받아 그런 유행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잘 만든 게임 하나로 인해 짧은 순간 많은 이들 업그레이드를 하는 붐을 만들어내기도 하죠. 그런데 그런 마케팅이나 애플리케이션의 영향 없이 요즘 노트북이나 PC에서 심심치 않게 어떤 흐름 하나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그것은 키보드의 형태가 바뀌고 있다는 점입니다.
키보드도 시대가 지나면서 이전의 작동 방식이 발전하거나 새로운 방식이 나왔는데요. 딸깍 거리는 경쾌한 소리와 똑딱거리는 키감이 끝내줬던 기계식 키보드, 비싼 기계식의 단점을 메운 멤브레인, 여기에 좀더 낮고 가볍게 키를 누를 수 있도록 만든 펜타그래프 방식 등이 지금도 장치의 특성에 맞춰서 쓰이고 있습니다.

위부터 기계식, 멤브레인, 팬타그래프 방식 키보드. 기계식과 멤브레인은 눌러봐야 차이를 알 수 있다.
그렇게 중요한 키보드지만, 형태를 바꾸려 노력한 게 그리 오래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키보드의 형태가 과거에 비해 크게 달라졌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으니까요. 이것저것 기능은 많아졌고 화려해졌지만, 정작 사용자 편의에 맞춘 기능은 그리 많았다고 볼 수는 없었지요.

분리형 키보드의 선구자였던 X505(위)와 애플 맥북
이런 시도는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요즘 들어 키보드의 형태가 한쪽으로 쏠리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최신 노트북과 PC들이 키와 키 사이를 조금씩 띄운 아이솔레이트 키보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아이솔레이트 키보드는 2003년 발표된 소니 바이오 PCG-X505 때 처음 쓰인 뒤 애플 맥북에 채택되었고, 몇 년 전 소니가 전 제품에 도입하면서 일단 PC 시장에서도 대중화를 이끌어내기 시작했습니다.(혹자는 바이오의 키보드를 두고 맥북을 카피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잘못 알려진 것입니다.) 지금은 노트북은 말할 것도 없고 완제품 PC 키보드도 아이솔레이트 키보드 형태입니다. 어느 정도인지 한 번 볼까요?

컴퓨텍스에 선보였던 수많은 분리형 키보드 노트북과 PC 키보드.
지난 컴퓨텍스에서 봤던 상당히 많은 제품들이나 앞으로 출시가 예정된 PC들도 아이솔레이트 키보드를 쓸 것을 공개하는 것을 보면 대세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겁니다. 아이솔레이트 키보드의 장점은 역시 오타를 줄이는 것과 제품을 좀더 독특하고 예쁘게 보여줄 수 있는 점인데, 이 때문에 많은 업체들이 이 형태의 키보드를 쓰게 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다보니 문제가 하나 생겼습니다. 여기저기 아이솔레이트 키보드를 쓰다보니 더 이상 특별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점이지요. 보편화된 키보드의 이미지를 갖춰갈 수록 업체들은 이 키보드를 장점으로 내세우긴 어려워지는 상황으로 가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도 그 대세가 꺾이진 않을 겁니다. 이미 쓰기 편한 키보드라는 인식을 업체들이 앞장 서서심어온 터라, 다른 업체들도 이런 키보드를 쓰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눈밖에 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죠.

좀더 쓰기 편하고 새로운 유형의 키보드는 언제나 환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