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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알파 넥스-5입니다. 요즘 이 녀석으로 사진 찍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홍콩 출장을 다녀오자마자 곧바로 지른 것이 바로 이 소니 알파 넥스-5였는데, 어디에나 들고다니기 편하다보니 예전보다 찍는 사진의 수가 확실히 많아졌습니다.

다른 카메라도 아니고 넥스-5를 산 이유는 작은 바디인데도 좋은 화질의 사진과 풀 HD 동영상을 찍을 수 있어서 세컨 카메라로 쓰려는 이유였는데요. 결정적인 또 다른 이유가 펌웨어를 통해 3D 촬영을 할 수 있다고 광고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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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3D 촬영을 하려면 이처럼 렌즈가 두개 있어야 정상입니다. 각도가 다른 두 개의 렌즈에서 찍은 사진을 재생할 수 있는 다른 장치에서 보면 입체감이 살아 있는 사진이 되는 것이죠. 그런데 렌즈가 하나 뿐인 알파 넥스5가 3D 사진을 찍는다니 이상한 것도 당연합니다. 그렇다고 뻥치는 건 아니고요.

알파 넥스는 일반 모드에서 3D 촬영을 할 수 없습니다. 오직 파노라마 사진을 찍을 때만 3D로 촬영할 수 있거든요. 펌웨어를 업데이트하고 나면 알파 넥스에 3D 파노라마 모드가 있는데, 이 모드에 두고 사진을 촬영하면 3D 이미지 파일 형식인 MPO로 저장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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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 넥스의 파노라마 사진이 만들어지는 원리는 이러합니다. 한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연속으로 사진을 찍으면서 부분적으로 왼 눈과 오른 눈으로 보이는 이미지를 두 장 만든 뒤 이를 하나로 합칩니다. 이런 방식으로 렌즈 1개 만으로 3D 사진을 찍을 수 있는데, 이를 이용한 모바일 앱이나 다른 카메라들도 조금씩 눈에 보이더군요.

어쨌든 펌웨어 업그레이드 이후 가끔씩 3D 파노라마 사진을 남겼는 데 이렇게 찍은 사진을 한동안 볼 수 없었습니다. 3D 사진을 볼 수 있을 거라고 믿었던 3D TV에서 소니 넥스의 파일 정보를 제대로 알애채지 못하는 탓에 볼 수가 없던 것이죠. 다른 회사의 3D 사진은 볼 수 있다는데, 같은 파일 형식의 3D 이미지여도 넥스5로 찍은 것은 3D TV에서 읽지 못하더군요. 물론 이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있을 거라 믿지만, 일반인들이 직접 만드는 3D 입체 컨텐츠를 소화할 수 없는 3D TV에 대한 비판도 나올 것 같네요. 3D TV 업체라면 3D 사진을 찍는 일반 카메라에 대한 대응을 서둘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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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넥스 5로 찍은 사진을 우연히 보게 됐습니다. 지난 7월 중순 LG 전자가 3D PC와 3D 노트북을 발표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전시된 노트북에서 넥스 5로 찍은 사진을 봤던 것이죠. 그 때는 현장에서 찍은 사진을 바로 재생해봤는데, 참 묘하더군요. 동영상을 볼 때와 또 다른 느낌이었거든요.

하지만 시연 장소에서 제가 찍은 사진을 오래 두고 보기는 힘든 터여서 그 발표회가 있는 지 10일 쯤 뒤에 그 발표회에 나왔던 3D 노트북을 잠시 빌렸습니다. 그 사진을 좀더 자세히 보고 싶었기 때문이죠. LG XNOTE R590은 사실 일반 노트북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화면 위에 편광 필름을 붙여 놓은 터라 편광 안경을 쓰고 보면 입체 화면이 보인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3D 기능을 제외하면 여느 노트북과 거의 같은 제원이라고 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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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3D 노트북에서 3D 이미지를 보려면 TriDef 3D라는 소프트웨어로 봐야 합니다. 3D 동영상도 마찬가지로 이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야 하고요. 다른 소프트웨어에서는 3D 이미지를 볼 수 없더군요. 아무튼 이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지금까지 찍어뒀던 3D 사진들을 하나씩 봤습니다. 파노라마로 찍다보니 화면에 꽉 채운 사진을 볼 수 없는 점은 아쉽지만, 그 공간감을 느끼기 위해서 좀더 오래 보게 되더군요. 장면들이 빠르게 지나가는 동영상은 사실 그 장면 하나하나를 음미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정지된 사진의 입체감은 그 사진 안에 들어 있는 하나하나를 더 세세하게 들여다 보도록 만들더군요. 그것이 어떤 사진이든 간에 공간 안에 있는 그 무엇인가를 더 자세하게 보려는 욕구를 낳더군요.

사실 가장 인상적인 사진은 아래 사진입니다. 더블로거 3기 발대식에서 찍은 사진인데, 앞에 있는 사람과 뒤에 있는 사람, 그 뒤의 벽이 모두 다른 공간에 배치된 느낌이더군요. 물론 사진 안에 사람이 아니라 입간판을 앞뒤로 세운 듯한 느낌도 들지만, 이 사진 속 그 공간에 있던 사람들의 얼굴 하나하나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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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느낌이 다르고 신기해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무엇이 다른가 탐구하고 싶은 욕구 때문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공간이 있는 사진을 보는 것이 평면적 느낌의 사진을 보는 것과 같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평면적 사진에 공간을 더한 것 자체가 별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 보니 그 차이는 생각보다 크게 보였습니다. 물론 추억의 깊이나 무게가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만, 우리의 추억에 공간을 더해서 보는 것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알겠더군요. 이제 3D 사진을 찍어야 할 이유는 조금 찾은 것 같습니다.

덧붙임 #

어떤 분이 그러더군요. 안경을 벗은 현실은 이미 입체인데, 그것을 자각 못하고 3D 입체 영상이라는 마케팅에 함몰되어 있다고 말이죠. 현실은 이미 입체라는 말에 동의하는 한편으로 입체감 있는 현실을 입체감있게 되새길 수 있느냐는 또 다른 차원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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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칫솔(chitsol)입니다. 지난 2006년부터 PC와 업계 안팎의 이야기를 나름의 시각으로 풀어냈던 '초이의 IT 휴게실'을 운영하면서, 동시에 플레이피씨의 블로그 칼럼니스트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플레이피씨라는 PC 전문 블로그 미디어에 맞게 보다 전문적으로 편안한 읽을 거리를 전하는 이야기꾼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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