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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맥스 윈도 9 시연 회장 모습


어제(7월 7일) 열린 티맥스 윈도9의 발표는 한국 IT 산업의 현실을 쓰라리게 느낀 안타까운 날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 우리만의 운영체제를 가질 수 있는 그동안의 희망들이 한 기업에 의해 무자비하게 짓밟혀진 느낌인데요. 또 국내에서 오픈소스를 바라보는 시각이 얼마나 왜곡되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기조 연설 중 '개발때문에 이혼했다. 맹장염에 걸려도 병원에도 가지 않았다' 등을 자랑스럽게 말하는 대표를 보면서 국내 IT 근무 환경의 왜곡된 시선을 느끼기도 했고요. 개발 기간은 5년이라고 했지만 티맥스가 운영체제 전문 업체가 아니라 다른 개발 일정과 겹치면서 틈틈히 개발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발표는 기대 이하였는데요. 기대했던 스타크래프트 실행도 제대로 되지 않았고 자사에서 개발한 티맥스 오피스도 작동되지 않아 윈도 XP에서 시연을 하는 기이한 모습도 벌어졌습니다. 현 수준에서 볼 때 보통 말하는 알파 버전에도 훨씬 못 미치는 것 같았습니다. 10월부터 베타 테스트 들어가고 11월에 정식 출시한다는데 과연 가능한지 의문이네요. 원래는 4월에 발표할 것을 디바이스 드라이버의 호환성을 높이느라 어제로 연기했다면, 부속 조립도 제대로 되지 않은 제품을 갖고 발표회를 진행한 것은 무리였습니다. 데모로 보여줄 게 별로 없어서인지 마치 세미나처럼 프리젠테이션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채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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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데모되었던 티맥스 윈도 9이 깔린 PC. 관람객이 시연을 해 볼려고 하자 주최측은 PC 전원을 꺼버렸다.


일단 티맥스 윈도 9의 특징을 살펴볼까요? 각 특징에 대해 조목조목 의견을 붙이는 식으로 풀어보겠습니다.

1. 윈도와 100% 호환성

- 물론 목표일 뿐이고요. 데모에서는 자체 동영상 플레이어와 오피스 2003 실행 등 볼 수 있었는데요. 그런데 그게 전부입니다. 자사 티맥스 오피스도 동작되지 않는 것으로 짐작컨데, 여전히 호환성에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원래 리눅스 진영에서 해 오던 프로젝트도 커널과 직접 통신하는 프로그램에 대해선 불가능하다고 밝힌 적이 있어 100%는 원래부터 불가능한 수치입니다.

2. 안정성을 보장하는 마이크로 커널

- 마이크로 커널로 어렵게 써놓았는데 쉽게 말하면 주로 임베디드에 쓰는 작은 용량의 리눅스 커널을 썼습니다. 운영체제 동작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능만 커널에 있고 나머지 기능은 상위 단계에서 구현해야 되기 때문에 속도가 느린 단점이 있는데요. 티맥스 측에선 요즘 PC 속도가 빨라 큰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개인용 운영체제에서 속도를 포기하고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3. 다양한 운영체제 지원

- 티맥스 윈도는 모든 어플리케이션이 호환 프로그램 위에서 동작되는데요. 이 때문에 이 호환 프로그램을 윈도나 유닉스, 리눅스를 돌릴 수 있게 바꾸면 어느 프로그램이든 실행할 수 있습니다. 해당 프로그램의 완성도에 따라 판가름나는 호환성도 문제지만 커널과 직접 통신하지 못하고 반드시 이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속도 저하가 눈에 뻔합니다.

4. 자사 DB인 Tibero 내장

- 자사 DBMS의 끼워넣은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개인용 운영체제에 무거운 DB 운영이 필요할까요?

5. 보안 기능

- 리눅스 운영체제와 브라우저에서 이루어지는 보안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과연 경쟁사만큼 재빠른 보안 업데이트가 이루어질지 지금까지 개발 일정을 볼 때 의문이네요.

6. 친숙한 UI

- 리눅스에 쓰여진 유저 인터페이스를 XP와 비슷하게 만들었습니다. 3D 버전도 나올 예정이라는데 3D 가속도 안돼고 직접 하드웨어와 통신 할 수 없는 구조라 과연 쓸만한 속도를 보여줄까요?

7. 액티브X를 쓸 수 있는 스카우터 브라우저

- 크롬이나 사파리에 들어있는 웹킷(Webkit) 렌더링 엔진을 썼는데요. 현재 웹킷도 NPP 플러그인으로 액티브X를 돌릴 수 있는 방법이 나와 있어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티맥스 스카우터도 비슷한 구현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데모가 티맥스 윈도가 아닌 윈도 XP에서 돼 플랫폼 종속적인 브라우져에서 탈피하자는 원래 취지가 무색해지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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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액티브-X 화면이 떠 있는 티맥스 스카우터 브라우져 모습


이후 시연된 티맥스 오피스는 오픈오피스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프로워드(ProWord), 프로셀(ProCel), 프로포인트(ProPoint), 프로메일(ProMail) 로 구성됩니다. 이 제품도 호환성을 강조해 오피스 2007 파일을 읽고 편집할 수 있어 기존 오픈오피스보단 호환성 개선을 이루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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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맥스 오피스를 윈도 XP가 깔린 PC에서 시연하는 기이한 모습


이번 티맥스 윈도와 오피스 발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오픈 소스 언급을 전혀 안했다는 점입니다. 마치 모든 것을 직접 개발한 것처럼 행동하는 티맥스의 행태는 국내 오픈 소스 진영의 발전을 위해서 반드시 고쳐져야 할 것입니다.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해외선 '리눅스+와인(Wine)'이 있지만 이보단 리액트OS(ReactOS)가 티맥스 윈도와 가까운데요. 이 운영체제에 대한 정보는 이곳 을 참조하세요. 내년에는 핸드폰에 들어갈 운영체제도 선보일 예정이고 티맥스 윈도는 2011년부터 해외로 수출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합니다.

국산 운영체제의 꿈은 티맥스라는 한 업체로 인해 여지없이 깨졌는데요. 오픈 소스로 도배한 티맥스 윈도를 진정한 국산 운영체제로 볼 수 있을까요? 티맥스는 지금이라도 어디까지 오픈 소스이고 어느 부분이 자체 개발한 부분인지 밝혀야 할 것 입니다. 애시당초 국산 운영체제 개발은 국내 환경에선 진짜 꿈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어플리케이션 개발과 달리 운영체제는 공학 수학과 소프트웨어 공학 등 이른바 컴퓨터 공학의 기초 기술이 총망라된 핵심 영역입니다.

기초 IT 학문에는 관심없고 오로지 완성 제품 쏟아내기에 빠른 국내 IT 현실에서 이미 오픈 소스 도용이 당연시돼 버린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합니다. 오픈 소스는 지식을 공유한다는 차원에서 이런 기초 학문과 맞닿아 있는데요. 앞으로 국내도 오픈 소스 개발 유행이 일어나 기초 IT 환경을 단단히 다지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마 그때 쯤이면 우리 기술로 만든 토종 운영체제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아직은 내놓기에 우리 현실이 너무 척박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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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티맥스, 그리고 박대연, 월화수목금금금.

    √ MIRiyA's AstraLog 2009/07/08 13:05 삭제

    오늘 하루 두건의 큰 행사가 있었다. 하나는 티맥스 데이, 하나는 네이트 오픈정책 발표회다. 며칠 전까지 떡밥이 대단했던 티맥스데이에 갈지, 뭔가 있어보이는 네이트쪽 갈지 고민했다. 나는 티맥스보다는 네...

  2. 티맥스 데이 2009 참석 후기 - 기대 이상

    랜덤여신의 폐인모드 2009/07/08 18:58 삭제

    티맥스 데이 2009에 다녀왔습니다. 티맥스 윈도를 처음 공개한다고 해서 많은 사람이 왔습니다. 회장 안은 물론이고, 바깥에 설치된 스크린에까지 사람들이 앉거나 서서 보았습니다. 제가 일찍 도착한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미 사람이 상당히 와 있어서 하마터면 의자에 못 앉을 뻔했습니다. 오랜 설명이 끝나고 티맥스 윈도를 시연했습니다. 그 다음으로 티맥스 오피스와 티맥스 스카우터를 보여주었지요. 여기에 대한 저의 감상은 한 마디로 '기대 이상'이라는...

  3. 티맥스 윈도 발표회, 하지 말았어야 했다

    칫솔_초이의 IT 휴게실 2009/07/09 08:46 삭제

    그래. 하지 말았어야 했다.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면 하지 말았어야 했다. 애국심에 호소해 제품을 홍보할 생각이었으면 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 동안 제기된 수많은 의혹을 해소할 수 없는 이유가 수백 가지나 남아 있었다면 하지 말았어야 했다. 1분 1초가 아까운 시간에 윈도 기초에 대한 커리큘럼을 재미없는 강사들과 어설픈 교재로 가르칠 생각이었으면 하지 말았어야 했다. 연예인 축하무대를 위해 3시간 넘게 지루한 발표회를 진행한 것이면 하지 말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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