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각종 전시회에서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이 소개되는 이면을 보면, 대부분은 그 기술이나 제품과 관련된 빅브랜드들의 적극적인 홍보와 마케팅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CES만 하더라도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퀄컴, 엔비디아 같은 대형 기업들이 자사의 기술을 녹인 제품들을 전시해 브랜드를 홍보하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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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의 부스 전경


이번에 참관했던 CES 2010도 역시 위와 같은 환경을 예측하고 떠난 전시회였습니다. 물론 전시회 개장에 앞서 시작된 여러 기조연설에서 빅브랜드들은 자사 기술로 도배된 제품들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면서 소개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 기조 연설 이전에 우리가 미리 예상했었던 제품군이 있었습니다. 스마트북과 무어스타운 기반의 MID, 인터넷 태블릿 등이지요. 애플의 1월말 애플 태블릿 출시설까지 겹친 터라 비슷한 종류의 제품에 대한 등장이 예상되었고 전시회가 열린 동안 여러 이슈를 만들어 낼 것이라 기대했었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앞서 열거했던 제품들이 소개되었습니다. 하지만 기대에는 많이 미치지 못하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지요. 빅브랜드의 기조연설에서 브랜드별 유명 인사들이 시연했던 제품들을 실제 전시회에서는 모두 찾아볼 수 없었고, 그렇게 강조하던 제품군은 실제 부스에서 너무 적은 비중으로 전시된 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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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의 스티브발머가 소개한 HP의 태블릿 "슬레이트"


마이크로소프트의 스티브 발머 회장이 기조연설에서 소개한 HP 인터넷 태블릿 '슬레이트'는 기조 연설 순간만 잠깐 등장한데다, HP가 CES 2010에 불참한 탓에 전시 공간이 없어 실물을 볼 기회가 전혀 없었습니다. 혹시나 하면서 찾아간 마이크로소프트 전시장에도 울트라씬 노트북, MID, 태블릿은 있었지만, 정작 '슬레이트'를 찾아볼 수는 없었지요.

정작 문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자세입니다. 애플을 필두로 ARM칩 기반의 스마트북과 인터넷 태블릿 등 새로운 경쟁 제품들이 올 CES에서 또 하나의 큰 테마를 이루는 상황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완전 무방비 그 자체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무엇하나 제대로 준비된 것이 없는 모습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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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고 큰 인텔의 부스와 MID&노트북 섹션


비슷한 상황의 인텔도 마이크로소프트와 분위기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지난 해 다수의 휴대 인터넷 장치(MID, Mobile Internet Device)로 부스의 상당 부분을 할애해 적극적인 홍보를 펼쳤지만, 올해는 비슷한 공간을 할애했음에도 차세대 휴대 장치(Next Gen Handhelds), 넷북, 울트라씬 노트북, 아톰칩 기반의 제품 등의 시연대로 나눠서 통일이나 집중도를 떨어뜨렸음을 물론 가장 눈길을 끌 것임이 분명했던 MID와 인터넷 태블릿은 역시 예년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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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 Gen Handhelds란 소개가 무색한 전시공간


CES 2009에서 맞딱드린 아톰 기반의 MID가 20여종에 가까웠다면 이번엔 새롭게 눈에 보였던 MID는 국내 업체 제품인 UMID bz와 빌립 N5 2가지 정도였습니다. 새롭게 주목받는 인터넷 태블릿도 4가지 가운데 빌립 X7EX와 아코스9을 제외하면 중국의 Hanvon과 CYNOVO 2가지만 새로 전시되었을 뿐입니다. 더구나 성공적이었던 아톰의 후속작인 무어스타운 기반의 MID는 여전히 컴퓨텍스에서 공개된 대다수 대만산 ODM/OEM업체의 제품이외에 추가된 것이 없었고 시연도 불가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니까 LG가 공개한 GW990 MID를 빼고 실제 브랜드로 출시된 무어스타운 기반의 제품은 이번에 공개된 것이 없는 상황이지요. 지난 컴퓨텍스에서 일부 조작이 가능했던 제품들이 이번 CES에선 좀더 완성도 있는 마감으로 소바자를 맞날 것이란 기대라 아쉽게도 사라졌습니다.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 모두 올해 가장 강한 도전을 받는 한해로 예상되었지만, 이에 대한 확실한 방어 또는 역공을 펼수 있는 무기가 그다지 없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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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컴퓨텍스에선 만져봤던 제품들이 이번엔 여전히 구경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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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첫 무어스타운 MID LG의 GW990 역시, 전시만 되었음.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과 경쟁해야 하는 ARM 진영의 맏형격인 퀄컴과 엔비디아는 어땠을까요? 아쉽게도 절호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은 그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퀄컴은 스냅드래곤이라는 스마트북에 올라가는 칩을 가진 업체로 다양한 제품을 전시해 스마트북의 출시를 이끌 것으로 기대했지만, 레노보의 스카이라이트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눈길을 끌 제품을 전시하지 않았습니다. 스카이라이트의 전시 공간도 매우 비좁아서 한 모퉁이에 단 3대의 작동 제품과 1대의 목업만을 전시했을 뿐입니다. 그들이 넷북 대항마로 외치며 강하게 드라이브할 제품인 스마트북의 비중이 단순히 자사의 무선 네트워크칩인 '고비' 솔루션을 탑재한 소니 노트북을 소개하는 전시 공간과 별반 차이를 보이지 않았던 것이지요. 정말 스마트북 시장을 키울 의사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들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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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두명이 4대의 Skylight를 가지고 퀄컴부스에서 설명하고 있을뿐


이는 엔비디아 역시 비슷한 상황이었습니다. 크지 않은 공간의 엔비디아는 부스 중앙에 자사의 ARM칩셋인 테그라 섹션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북과 MID, MP3까지 섞어서 전시하는 것은 물론, MS의 ZUNE HD를 빼고는 제대로 완성도를 갖춘 제품을 전시하지 못했습니다. 인텔처럼 대만의 OEM/ODM업체의 샘플만 일부 전시, 그들의 칩셋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이 개발 중인 것인지, 아니면 시일내에 출시될 것인지 의아한 상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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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의 테그라 섹션, 매우 제한된 제품만 전시 시연되었음


새로운 트랜드의 시작을 알리고, 그 시장을 적극적으로 만들어가야 하는 빅브랜드들이 금번 CES에서는 소비자들의 기대에 전혀 부흥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도 스마트북이나 인터넷 태블릿 같이 2010년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기대한 제품군도 아직까지 그의 존재를 마음껏 알리기엔 미흡한 개발 상황이 아닌가 하고 예상하게 됩니다. 이번 CES 2010은 전년 행사와 비교해 특별한 제품의 출시나 이슈를 끌어내기 위한 홍보가 미흡했고, 빅브랜드들도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전시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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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디지털 헌팅의 디지헌터입니다.
해외 IT전문 뉴스사이트인 CNetAsia에서 한국 칼럼리스트로 2007년부터 활동 중이며,
국내외 Portable Gadget과 Mobile Device와 같은 제품군에 특히 지대한 관심을 갖고
이와 관련 이야기 중 PC 부분을 선별해 PC 전문 블로그 미디어를 지향하는 플레이피씨를
통해 여러분께 전달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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